지난 산행기/2004년

구재봉, 칠성봉(하동)

앞산깜디 2005. 1. 1. 11:19

 

 

2004년 12월 29일(수) 맑음 ○219일째 △ 166봉우리(산) ▲▴ 313회차

하동 분지봉(620m,164), 구재봉(767.6m,165), 칠성봉(890m,166)

 

서재마을(07:30)-옥산재(07:55)-분지봉(08:55-09:05)-먹점재(09:15)-구재봉(10:15)-삼화실재(10:40)-임도(11:10)-동점재(12:15)-칠성봉(12:55-13:30)-동점재(13:50)-악양 상신흥(14:20)

 

· 하동읍을 벗어나 하동병원 입구로 들어서서 고서마을을 찾아간다. 처음에 화심마을에 들어섰다가 주민에게 물어서 고서마을을 찾는다. 고서마을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오르면 서재마을이다. 주차장에 파킹하고 산행준비한다. 왼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분지봉인가. 오른쪽 잘룩한 곳이 옥산재이다. 옥산재까지는 임도로 이어진다. 25분 만에 옥산재에 닿는다. 하동중앙중학교 3.7Km, 분지봉 2.3Km 이정표가 있다.

· 분지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최근에 정비했다. 비탈진 곳에 통나무 계단을 만들었고 소나무 숲길이 매우 운치있다. 아침 날씨가 쌀쌀해서 귀마개 모자로 중무장하고 오른다. 산길이 순하고 발밑이 부드럽다.

· 분지봉 정상에 산불초소가 있고 감시원은 아직 없다. 나무사다리가 걸쳐진 바위위에 잠시 올랐다가 먹점재로 내려선다. 내리막에 며칠 전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있다. 지난번 정수산 산행 때에는 오르막에 눈이 있어 고생했는데 오늘은 내리막에 눈이 있어 미끄럼에 주의해야 한다. 아이젠 없이도 새등산화는 미끄러지지 않고 걸을만하다.

· 먹점재에는 구재봉 1.4Km, 분지봉 0.5Km 이정표가 있다.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오르내림이 세 번 정도 있어 힘이 드는 구간이다. 구재봉 정상 전에 전망바위가 있고 절벽아래 밧줄이 매어져 있다. 백운산 자락 아래 섬진강이 굽이치고 바둑판처럼 정리된 악양들판이 팔을 벌리고 펼쳐져 있다. 정상 직전의 전망대도 일품이다. 헬기장을 지난 정상에는 국기가 펄럭인다. 정상을 약간 지나 무덤터에서 휴식하고 길을 간다. · 삼화실재 쪽으로 내려서는 구간은 아슬아슬한 바위길과 급경사 내리막이 잠시 이어진다. 왼쪽으로 먹점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 직진하여 급경사를 내려서면 잠시 뒤에 삼화실재이다. 지금까지 눈길 위에 나있던 등산화 발자국은 상신대로 향하고 칠성봉 방향은 사람 발자국이 보이지 않는다. 이젠 나홀로 이 길을 간다. . · 산짐승의 발자국이 눈길 따라 이어지고 가야할 칠성봉까지 길을 안내한다. 멧돼지가 파헤친 듯한 흔적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고 혹시나 하는 두려움으로 길을 재촉한다. 능선을 얼마쯤 가면 느닷없이 임도가 나타난다. 왼쪽으로 돌아가는 햇빛이 따뜻하게 비쳐지는 곳에서 잠시 휴식하고 출발이다. 앞으로 약 2시간 이내에 칠성봉에 도착할 것 같다.

· 임도에서 내려서는 길에도 어김없이 산짐승 발자국이 이어진다. 도대체 이놈은 어디에서 어디까지 먹이를 찾아 이토록 먼길을 간 것일까? 710봉이라 여겨지는 봉우리를 올라 다시내리막을 이어가니 헬기장이 나오고 네거리 동점재이다. 왼쪽은 하산할 상신흥 루트이다. 칠성봉쪽에서 내려온 발자국이 오른쪽 동점으로 향하고 이곳에 와서야 다시 사람의 흔적을 발견한다. (12시 15분) 

· 칠성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제법 눈이 쌓여 발목까지 빠진다. 햇빛이 비치는 곳은 눈이 녹는 상태라 조금씩 미끄러짐이 생긴다. 눈이 없는 곳은 낙엽이 무릎아래 까지 빠진다. 40분 후에 정상에 도착이다. 왼쪽 봉우리에 집터와 돌무더기가 있고 두 번째 봉우리에 삼각점이 있다고 했는데 찾지 못했다. 세 번째 봉우리에는 감시 카메라와 안테나가 있다. 청암면 쪽 하산길을 알리는 리본이 보인다. 두 번째 봉우리 앞 공터에서 점심을 먹었다.

· 회남재쪽에서 연결되는 능선이 이곳 칠성봉까지 .어떻게 연결되는지 정상에서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아마 첫 번째 봉우리쪽이 회남재와 연결되는 것 같다. 건너편 형제봉 능선이 높게 그림을 그리고 왼편으로 신선대와 그사이 구름다리가 희미하게 보인다. 멀리 천왕봉과 그 아래 눈덮힌 사태지역이 선명하게 보인다.

· 하산은 동점재로 나와서 상신흥으로 내려온다. 이곳 역시 사람의 흔적이 없다. 거의 계곡을 고수하여 내려온다. 마을에 거의 다 내려왔다고 생각될 즈음 발밑을 소홀히 했는지 왼쪽 정강이가 나무에 걸려 앞으로 자빠지면서 몸이 한바퀴 눈밭에 굴렀다. 눈밑에 숨어있는 가로 놓인 나뭇가지에 다리가 걸렸던 것이다. 부딪힌 곳이 벌겋게 되다가 두 군데서 피가 나온다. 다행히 뼈는 이상이 없다. 항상 내리막과 마지막을 조심하라 했는데.

· 등산로를 빠져나오니 포장된 길이 나오고 계곡쪽에 돌을 파헤치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도대체 이놈의 포크레인은 우리 나라 계곡 곳곳에 없는 곳이 없다. 상신흥 마을 입구 풍원농장 앞에서 아침에 출발한 서재마을 까지 갈 택시(883-3009)를 부른다.

 

※경비 김밥 3,000 통행료 3,600 휴게소 아침, 오후 6,000 기름 25,000 택시비 15,000 계 52,600원

 

2004년 12월 30일(목) 흐렸다 맑음 ○220일째 △ 166봉우리(산) ▲ ▴ꋲ 314회차

미륵산(461m) 92회차

도남동(11:20)-정원봉-체육장-좌 산자락길-약수터계곡-약수터길-백운대-정상(12:55)-작은재-작은망-산불초소-7거리-도솔암윗길-작은재-정상산허리길-띠밭등-체육장-남포능선-도남동(14:30) · 띠밭등의 지주가 높이 올라가고 있다. 백운대 케이블이 궁금하여 오늘도 붉은 페인트가 칠해진 삼거리를 오른다. 전망바위 쉼터에서 사과로 요기하고 백운대 아래 쉼터에 닿는다. 밑에서 올려보니 절벽 끝에 도르레 비슷한게 고정되어 있고 밧줄이 이리저리 널려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절벽 여러 군데 구멍을 내어 케이블 고정핀을 꽂아놓았다. 바위를 완전히 버려 놓았다. 미륵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스의 바위절벽을 완전히 훼손시켜 놓았다. 인간에 의해 한번 망가진 자연은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일. 정말 오늘로서 백운대 절벽으로 오르는 일이 마지막인 것 같다. 바위 홈을 타고 올라섰지만 굵은 케이블이 앞을 가로 막는다. 케이블을 잡고 겨우 넘어선다. 절벽위에는 프로판가스통, 용접기, 콤퓨레셔, 냄비 등의 여러 자재와 잡동사니가 널려 있다. 조금 가니 공사 인부들이 쉬고 있다. 내가 올라가도 모른 척 한다. 공사 인부는 돈 받고 하는 일이니 산이 망가진들 자기들하고 상관이 없는 일일 것이다.

· 미륵산 곳곳은 지금 망가지고 있다. 등산로 주변의 나무는 모조리 잘려 나가고 있고 케이블카 공사로 바위에는 수많은 구멍이 뚫리고 있다.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조속한 시일내에 망하는 사업이 아닌가 싶다. 사업이 안되어 망하고 나면 이미 설치된 인공구조물들은 처치 곤란한 흉물이 될 것이고 그래서 보기 싫어 철거할 때는 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 갈지. 훼손된 자연은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안타깝다.

· 오늘로서 미륵산 산행이 92회차이다. 앞으로 100회만 채우면 미륵산을 찾지 않을 것이다. 내자신 쓰레기를 버리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 사람이 쉴만한 장소에는 쓰레기로 넘쳐난다. 정말 보기 싫다. 미륵산은 산림청이 100명산으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앞으로 10대 망산(亡山)안에 들 것이 분명하다.

 

2004년 12월 31일(금) 맑음 ○221일째 △ 166봉우리(산) ▲▴ꋲ 315회차 미륵산(461m) 93회차 - 미륵산 눈산행

 

도남동(10:20)-정원봉-체육장-용화사 광장-산불초소-작은망-작은재-정상(12:15)-백운대 아래 전망대-약수터-체육장-남포능선사면길-도남동(13:30

· 밤새 눈이 내렸다. 장흥 천관산에 갈 예정이었으나 3시에 일어나 보니 먼길을 갈 엄두가 나지 않아 다시 눈을 붙였다가 가벼운 기분으로 2년만의 미륵산 눈산행에 나선다. 백운대는 눈 때문에 오르기가 쉽지 않겠고 더구나 작은망의 절벽으로 내려오는 눈길이 더욱 힘들 것 같아 산불초소방면으로 방향을 돌린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벌써 발자국을 남기교 있다. 산불초소에는 비나 눈이 오면 감시원이 없다. 그 사람들은 오늘 눈 때문에 일당이 달아났다.

· 작은망 절벽으로 가는 길에 벌써 발자국이 있다. 발자국이 찍힌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이 이미 앞서갔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절벽의 마지막 오름길에 눈이 쌓인 정도를 보니 오르기가 쉽지 않게 보였다. 그러나 앞선 사람들은 어려움 없이 무난히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첫 번째 바위턱에 올라 두 번째 발걸음을 딛으려 하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왼손으로 절벽을 잡고 반쯤 기다시피 하여 두 번째 발걸음을 옮기고 다시 아주 작은 나무뿌리를 잡고 세 번째 발걸음을 딛고 오른손으로 나뭇가지를 잡고 제대로 올라서서 한숨을 돌린다. 백운대쪽으로 올랐으면 이쪽으로 하산할텐데 내리막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다.

· 이틀전 하동 구재봉의 눈산행에의 자신감을 믿고 미륵산의 눈쯤이야 했는데 어떤 산이든지 쉽게 여기거니 가볍게 생각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다. 백운대 하산길은 바라만 보고 백운대 절벽의 뿌리를 돌아 내려와 오름짓을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내려선다. 쉼터에서의 내리막길이 가장 어렵다. 옆으로 잡을 나뭇가지도 없고  경사 45도 이상의 눈길을 스틱을 이용 조심조심 겨우 내려선다. 주등산로로 이어지는 내리막길 역시 눈으로 미끄럽다. 한사람이 운동하고 있는 약수터을 지나 도남동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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